도전기

시작

김마리모 2021. 4. 15. 11:06

승무원에서 개발자로
도전을 하게 된

나의 주저리주저리인생 이야기

승무원이 이유

내 어릴 적부터의 꿈은 기내 승무원이었다. 목표를 잡으면 끝까지 가는 성격이어서였는지, 공부보다 사람들이랑 어울리며 일하며 용돈 버는 게 좋았어서인지,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부터 쉴 새 없이 대학교를 재학하며 서비스직 알바를 5년간 했다. 아르바이트비를 열심히 모아서 백 얼마 하는 승무원 학원도 끊어서 가끔씩 나가고, 면접 답변 100문항 끙끙 앓으며 작성하며 운 좋게, 하지만 노력의 결실의 결과로 첫 지원에 합격해서 잘 다녔다.
사실 첫 합격 전까지 대학교를 졸업하고 1년의 공백기가 있었다. 공고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원하기 너무 두려웠다. 아직 준비가 안되었다고 느꼈고 그 기간 동안에도 꾸준히 서비스업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여러 상황을 겪다 보니 서비스업에 진절머리가 났었다. 그때 부모님께 승무원이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고 부모님께서는 그러면 뭘 할 거냐고 하셨다. 25살의 나이는 지금 생각하면 늦지 않은 나이이지만, 그 당시의 나에게는 무언가에 도전하기에 늦었다고 생각했고 막막하다고 느꼈다.
현재의 나는 그 당시의 내가 이해가 간다. 아르바이트로 작은 돈을 벌어 모으고 승무원 준비를 위해 들어가는 모든 돈이 크게 느껴지던 때. 부모님 경제적 지원 없이 무언가를 나 혼자 스스로 해나가기에는 막막할 때이니까. 그래서 욕심 없이 첫 지원을 했고, 한 스텝마다 합격할 때마다 더 의욕 넘치게 준비해서 한 결과로 승무원이라는 직업으로 살며 그 시간이 정말 행복한 시간이 될 수 있었다.
머리 쓰는 게 싫어서, 공부하는 것보다 체력적으로 심리적으로 힘든 게 더 좋았던 나에게 승무원은 아주 적성에 맞는 직업이었다. 물론 몇 개월간 밤새워가며 버텨낸 다시는 돌아가기 싫은 트레이닝과 그 이후 비행하면서도 항상 바뀌는 안전, 서비스 조항에 대해 비행 전 항상 공부하고 외우고, 쉬는 날에도 시간을 내서 회사 교육도 듣고, 매년 몇십 번씩 치르는 업무 평가들에 긴장해야 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익숙해지면 편한 직업이었다. 그리고 내가 너무 하고 싶었던 꿈에 그리던 직업이니까 더 열심히 열정적으로 했다.

플랜비를 생각하자

음식도 먹던 것만 먹고, 도전하지 않는 안정적인 것을 추구하는 나에게는 완벽한 직업이었고. 내가 꾸준히 해와서 익숙하고 도전적이지 않으며, 나름 인정받으며 별다른 기술, 스펙 없는 내가 이런 대기업을 꾸준히 다니면 혼자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매 순간 행복하고 감사하며 애사심 넘치게 회사를 다녔다. 하지만 다니면서 걱정이 됐다.
내가 아프게 되면 어떡하지? 갑자기 일을 그만둬야 될 상황이 생기면 그 이후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러면서 생각은 했었다.
‘플랜비를 생각해야겠다’.
나의 플랜비는 사실 고등학교 때 대학교를 입학하면서 나름 전문적인과를 선택하며 정해놨었는데, 전공이 나에게 너무 어려워서 포기했다. 그러면서 승무원에 매진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대학교 생활을 포기하고 서비스 경험에 집중했고, 1초마다 자퇴하고 싶어 하는 나를 다독이며 겨우 졸업을 했다. 그 결과물은 평균 3이 되지 않는 학점과 학점이 아니더라도 공부한 기억이 없어 전혀 전공을 살릴 수 없는 나의 지난 4년의 대학생활이었다. 그 이후 회사를 다니며 플랜비를 생각하고 구상하기도 전에 코로나로 인해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코로나로 인한 실직과 진로 고민 그리고 다시 시작된 취업 악몽

승무원을 그만둔 나는 나의 스펙으로는 취업을 할 수 없을 거라고 느꼈지만, 어쩔 수 없이 그동안 미뤄두었던 운전면허도 따고, 코로나가 나아지면 다시 승무원을 할 수 있을 수도 있고 그때를 위해 어학시험을 봐 두면 좋지 않을까 라는 마음에 토익, 오픽도 봤다. 하지만 내가 지원하고 할 수 있는 직업은 다 서비스직인데, 승무원을 제외한 서비스직은 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 그냥, 승무원이 아닌 직업은 하고싶지 않았다.
한순간에 직장을 잃고 나니 전문적인 기술이 없는 내 인생에 회의감이 들어서 간호학과 편입도 알아보고, 저 멀리 유학도 알아보고, 회계시험도 알아봤지만 하고싶지 않았다. 내가 뭘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여러 가지 직업적성검사도 해봤지만 의욕이 없었다. 친구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오랫동안 요리 업에 종사한 친구가 국비로 코딩을 배워서 취업을 했다며 공부해보는 게 어떠냐고 추천해줬다. 그 당시 나는 코딩이 뭔지도 몰랐다 (지금도 모름).

코딩을 선택한 이유

내 주변에는 컴공을 나와 기업에서 개발자를 하고 있는 친구가 네 명이 있다. 대학교 때 프로젝트하면서 앓는 친구들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그 길을 갈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며 모두에게 자문을 구했다. 사실 친구들이 도전도 하지 마라, 다른 거 해보라고 하며 놀릴 줄 알았는데 신기하게도 모두가 해보라고 했다. 응원과 함께 든든한 멘토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지만, 그래도 도전기를 나름 써보면 나처럼 고민하는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을 망설이는 전직 승무원, 서비스업종의 사람들에게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적어보는 글이다.
내가 코딩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를 정리해보았다.


  1.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 만지는 것을 좋아했다.
    • 초등학교 때 포토샵을 독학했다. 그리고 동영상 편집해서 만드는 video journalism 수업을 들었다. 중학교 때 졸업앨범 만드는 수업을 들으며 졸업앨범을 제작했다. (사실 책 만드는 프로그램에 사진 편집하고 글 쓰고 한 게 전부인 걸로 기억함). 어렸을 때부터 게임중독, 인터넷 쇼핑 중독 등 컴퓨터를 너무 많이 해서 영타랑 한타가 엄청 빠르다.
  2. 대학교 때 만든 홈페이지
    • 과제로 도톰이라는 도메인 사이트로 html 홈페이지 만들기를 하루 밤새서 만들었었다. 오래전에 만료돼서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지만… 아마 예전 노트북에 존재할 것이다. 도서관에서 책 한 권 빌려서 포토샵 써가며 야매로 만든 게 전부지만 그래도 해봤다는 거…. 근데 친구들과 얘기하기 전에 html으로 홈페이지 만든게 코딩의 일부라는 것도 몰랐다. 그래도 해봤다는거… 그게… 나에게는 이상하게 크게 느껴진다.
  3. 비전공자들도 하는 코딩
    • 전공자인 내 친구들이 어떤 노력을 하며 공부했는지 알기 때문에, 쉽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 노력으로 조금은 이뤄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더 도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 누구에게는 지금 내 말이 다 우습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래도 대학교를 아예 새로 가지 않아도 되는 게 편입을 알아보던 나에게는 노력하면 나름 다른 것보다 빠르게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다가왔다. 물론 계속 꾸준히 공부해야 하는 일이지만 그게 더 좋다고 생각한달까…. 사실 안정적으로 사는 것에 익숙했지만 새로운 삶은 어떨지 궁금하다.
  4. 이미 그 길을 가고 있는 나를 응원해주는 친구들
    • 내가 승무원을 준비하는 동안, 내 주변에는 승무원을 준비하거나 승무원을 하고 있는 지인이 없었다. 나 혼자 서비스업 일을 하며, 책을 읽으며, 유튜브를 보면서 준비했지만 학원에서 전직 승무원 강사님들의 얘기를 듣는 일이 나에게 더 현실적이고 확실하게 와 닿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 주변에는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전공 비전공자의 친구들이 있고, 편하게 물어보고 조언받을 수 있다는 크나큰 장점이 있다. 물론 그들이 모두 떠먹여 줄 순 없지만 나는 오래오래 그들을 괴롭힐 것이다…. 애들아 고마워…^^


학원도 아무것도 정하지 않은 나의 현재는 이렇다.

(이 글을 등록하는 시점에서는 정했다...)

이제 정해야 할 것은 국비로 학원을 다닐 것인지, 사비로 학원을 다닐 것인지였다. 길이 너무 길어져 이다음은 다음 포스팅에… 계속….


2021.05.10 - [도전기] - 개발자가 되고싶어! 근데 어떻게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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